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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 더 머니> : 돈 앞에 드러난 민낯

by enjoykane 2025.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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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 더 머니> : 돈 앞에 드러난 민낯

 

영화 '올 더 머니(All the Money in the World, 2017)'는 실화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부호 중 한 명이었던 석유 재벌 J. 폴 게티와 그의 손자가 납치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돈, 권력, 가족, 그리고 인간의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을 집요하게 파헤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돈이 전부인 세계”에서조차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존재함을 보여주며, 부와 도덕이 반드시 함께 가지 않는다는 불편한 진실을 드러냅니다. 손자의 생명이 걸린 상황에서도 협상을 거부하는 게티의 태도는 단순한 냉혈함을 넘어, 자본 권력이 인간을 어떻게 대상화하는지를 상징합니다. 반면, 아이의 어머니 게일은 권력과 자본의 벽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맞서며, 사랑과 책임이라는 또 다른 가치의 힘을 보여줍니다. 〈올 더 머니〉는 범죄 실화이자 사회 비판 드라마로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의 존엄이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를 묵직하게 질문하는 영화입니다.

줄거리 – 세계 최고 부자의 손자가 납치되다

1970년대 이탈리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로 알려진 석유 재벌 J. 폴 게티의 손자 존 폴 게티 3세가 로마에서 납치됩니다. 범인들은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며 협상을 시도하고, 이 소식은 곧 전 세계 언론의 관심을 끌게 됩니다.

사건이 발생하자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서는 인물은 아이의 어머니 ‘게일 해리스’입니다. 그녀는 이미 게티 가문과는 멀어진 상태였고, 남편과의 관계도 끝난 뒤였습니다. 그러나 아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그녀는 오직 한 가지 목표만을 품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를 되찾겠다.”

반면, 이 사건의 해결 열쇠를 쥔 인물인 J. 폴 게티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부를 쌓아 올린 인물이지만, 몸값 지불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한 번 돈을 주면, 내 손자들은 모두 표적이 된다.”

게티는 이 상황을 감정이 아닌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협상, 세금 공제, 선례, 그리고 손익 계산. 그의 세계에서 아이의 생명조차 계산 가능한 항목 중 하나일 뿐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악화되고, 납치범들은 점점 더 잔혹한 방식으로 협박 수위를 높입니다. 게일은 점점 고립되고, 언론과 경찰, 그리고 게티 가문의 냉혹한 벽 앞에서 홀로 싸우게 됩니다.

인물 대비 – 돈의 논리와 인간의 책임

① J. 폴 게티 – 돈을 지배했지만, 인간을 이해하지 못한 남자
게티는 이 영화에서 단순한 악역이 아닙니다. 그는 철저히 논리적이고, 일관되며, 자신의 기준 안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 합리성은 인간적인 공감을 완전히 배제한 합리성입니다. 그는 가족을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 사랑은 소유와 통제의 형태로만 존재합니다.

게티에게 가족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자산에 가깝습니다.

 

② 게일 해리스 – 권력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어머니
게일은 이 영화의 정서적 중심입니다. 그녀는 부도, 권력도, 조직도 없는 인물이지만, 아들을 향한 책임감 하나로 끝까지 버텨냅니다.

그녀는 끊임없이 무시당하고, “돈도 없으면서 왜 나서느냐”는 시선을 받지만, 결코 침묵하지 않습니다.

게일의 싸움은 단순히 몸값 협상이 아니라, “인간의 생명은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선언에 가깝습니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 자본은 어디까지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가

〈올 더 머니〉의 핵심 메시지는 단순한 ‘부자의 냉혹함 비판’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자본이 사회를 지배할 때, 인간의 가치가 어떤 방식으로 축소되는지를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① 돈은 문제를 해결하지만, 책임을 대신 지지 않는다
게티는 돈으로 거의 모든 것을 해결해 온 인물입니다. 권력, 명성, 법, 심지어 여론까지도 그의 자본 앞에서는 조정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그는 처음으로 돈이 ‘결정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합니다. 아이의 생명 앞에서, 그의 계산은 도리어 문제를 악화시킵니다.

영화는 이 지점을 통해 말합니다. 돈은 선택을 가능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 선택의 도덕적 결과까지 책임지지는 않는다고.

 

② 합리성은 인간성을 제거하는 순간 폭력이 된다
게티의 논리는 철저히 합리적입니다.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지금은 돈을 주지 않는 것이 옳다는 판단.

그러나 이 합리성은 한 개인의 고통을 완전히 삭제합니다. 영화는 보여줍니다. 논리가 감정을 밀어낼 때, 그 합리성은 누군가에게 폭력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③ 권력은 침묵을 강요하지만, 침묵은 정의가 아니다
게일이 가장 많이 마주하는 장벽은 ‘돈의 부족’이 아니라 ‘발언권의 부재’입니다. 그녀는 회의실에도, 협상 테이블에도 자연스럽게 초대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말을 합니다. 언론에 호소하고, 경찰에 요구하며, 끝내 게티의 세계를 흔듭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분명히 말합니다. 정의는 권력자의 침묵 속에서 자동으로 실현되지 않으며, 누군가의 집요한 요구와 저항을 통해서만 가능해진다고.

 

④ 가족이라는 이름은 혈연이 아니라 책임에서 완성된다
게티는 혈연상으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지만, 가장 멀리 떨어진 인물입니다.

반대로 게일은 경제적으로 아무런 권한도 없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책임을 집니다.

영화는 이 대비를 통해 묻습니다. 가족이란 무엇인가, 피로 연결된 관계인가, 아니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인가.

 

⑤ 인간의 가치는 가격표로 환산될 수 없다
이 영화의 제목이 상징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세상의 모든 돈’을 가진 사람조차, 어떤 순간에는 아무것도 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아이의 생명, 어머니의 절박함, 그리고 인간으로서 져야 할 책임은 어떠한 숫자로도 대체될 수 없습니다.

 

〈올 더 머니〉는 묻습니다.

“당신이 가진 것이 전부라면, 그 안에 인간은 포함되어 있습니까?”

이 질문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오래 남아, 자본 중심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향해 조용히 되돌아옵니다.